설교요약 :
지혜로 양육하는 자녀
“다윗의 아들 이스라엘 왕 솔로몬의 잠언이라 이는 지혜와 훈계를 알게 하며 명철의 말씀을 깨닫게 하며 지혜롭게, 공의롭게, 정의롭게, 정직하게 행할 일에 대하여 훈계를 받게 하며 어리석은 자를 슬기롭게 하며 젊은 자에게 지식과 근신함을 주기 위한 것이니 지혜 있는 자는 듣고 학식이 더할 것이요 명철한 자는 지략을 얻을 것이라 잠언과 비유와 지혜 있는 자의 말과 그 오묘한 말을 깨달으리라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식의 근본이거늘 미련한 자는 지혜와 훈계를 멸시하느니라 내 아들아 네 아비의 훈계를 들으며 네 어미의 법을 떠나지 말라 이는 네 머리의 아름다운 관이요 네 목의 금 사슬이니라”(잠 4:1-9)
자녀 교육의 어려움
잠언은 성경에서 유일하게 자녀 교육서로 쓰인 책이다. 물론 다른 책에도 자녀를 위한 가르침이 있지만 잠언처럼 명확하게 자녀 교육을 목표로 기록된 책은 없다.
하나님의 창조 질서 안에서 부모는 자녀를 낳고, 자녀가 바르게 자라도록 교육할 책임이 있다. 그러나 우리는 자녀를 교육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안다. 비단 우리뿐만 아니라 성경 속 많은 인물들도 자녀 교육에 어려움을 겪었다. 엘리도 그러했고, 사무엘도 그러했다. 믿음의 사람이라 일컬어지는 다윗 역시, 자녀들 사이에서 간음과 살인이 일어나는 일을 겪어야 했다. 솔로몬 역시 자녀를 바르게 교육하지 못해 르호보암으로 인해 나라가 둘로 나눠지게 되었다.
그러면 자녀 교육이 왜 이렇게 어려운가. 이는 부모와 자녀 관계의 특수성 때문에 그렇다. 다른 관계에서는 내가 손해보고 참으면 대부분 문제가 해결된다. 그러나 자녀와의 관계에서는 말이 아니라 온전한 삶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래서 부모로서 가장 힘든 관계는 자녀와의 관계다.
2장에는 지혜의 유익 세 가지가 설명된다. 그리고 이후 장들에서는 이 세 가지를 하나씩 풀어가며 설명하는 방식을 취한다. 3장에서는 지혜의 첫 번째 유익, 여호와를 경외하고 창조주 하나님을 아는 지식에 관하여 말하였다. 3장 후반부에서는 지혜의 두 번째 유익, 이웃과의 관계에서 어떻게 공의롭고, 공평하고 정직한 삶을 살아갈 것인가를 설명하였다. 그리고 본문은 이 가르침의 부연 설명으로, 어떻게 하면 자녀들을 공의롭고 공평하고 정직하게 살아가는 지혜자로 길러낼 수 있을까에 대한 답을 준다.
본문 구조
본문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1-2절은 아버지 담화의 전형적인 서론이고, 3-9절은 아버지가 전하는 본격적인 가르침이다. 그런데 그 가르침의 내용은 아버지가 그의 아버지, 곧 할아버지에게서 배운 내용을 아들에게 전하는 형식이다.
아버지가 아들을 교육하면서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하는 데는 두 가지 목적이 있다. 하나는, 아버지가 지금 아들에게 전하는 이야기는 아버지가 생각해 낸 것이 아니라 아버지의 아버지, 그리고 그 아버지의 아버지, 이렇게 계속 올라가면 하나님 아버지의 지혜를 전하는 것임을 알려준다. 다른 하나는, 교육적 공감을 위해서다. 아버지가 아들이던 시절에 그도 할아버지에게 교육을 받았기에 지금 아들이 겪는 어려움을 이해한다는 것이다.
아버지의 부르심
본문은 아버지의 열 개의 가르침 중 다섯 번째로, 1-2절은 그 도입부이다.
(1절)
들으라 아들들아! 아버지의 훈계를
주의하여 들으라, 명철을 깨닫기 위해
(2절)
왜냐하면 내가 선한 교훈을 너에게 주기 때문이다.
나의 가르침을 잊지 말라.
아버지는 아들에게 ‘들으라’, ‘주의하여 들으라’, ‘잊지 말라’고 한다. 여기서 ‘들으라’는 히브리어로 쉐마이다. 쉐마 메시지는 성경에서 중요한 내용을 전할 때 사용한다.
그런데 아버지는 본문에서는 ‘아들들아’라며 복수형으로 부른다. 지금 이 가르침은 너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너도 너의 아들에게 가르쳐야 하고, 너의 아들도 아들에게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다.
아버지는 처음에는 ‘들으라’라고 하고, 그 후에는 ‘주의하여 들으라’고 한다. 귀를 쫑긋 세워 집중하여 들으라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가르침을 ‘잊지 말라’고 한다. 세 개의 명령어가 점차 강조되고 있다. 그러고 나서 왜 그래야 하는지를 3절에서 말한다.
(3절)
왜냐하면 나도 내 아버지에게 아들이었으며
내 어머니 앞에서 미숙한 외아들이었을 때
(4절a)
아버지가 나를 가르치셨고 나에게 말씀하셨다.
아버지는 3절에서 개인적인 고백을 한다. 나도 미성숙한 외아들이었을 때 아버지가 사랑하는 마음으로 전해준 삶의 지혜라는 것이다. 그것을 너에게 전하니, 들어야 하고, 주의해서 들어야 하고, 끝까지 붙들어야 한다고 당부한다.
할아버지의 가르침
아버지는 4절 후반부에서 할아버지의 가르침을 전한다. 그리고 그것을 한 절로 요약하면 이렇다.
(4절b)
너의 마음으로 나의 명령을 붙들라, 나의 명령을 지키라, 그리고 살아라.
한글 성경에는 ‘그리하면’이라는 조건부를 달았지만 히브리어 성경에서는 이 세 가지가 병렬로 나타난다. ‘붙들라’, ‘지키라’, ‘살아라.’ 지혜를 붙드는 자가, 그것을 붙들고 삶으로 실천하는 자가, 그것을 실천하며 살아가는 인생을 하나님께서 기뻐하신다는 것이다. 아버지는 우리가 이 땅에서 하나님 보시기에 의미 있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지혜를 붙들라. 마치 접착제로 붙여 놓은 것처럼 이것을 놓치지 말라는 것이다. 그리고 명령을 지키라. 손과 발, 입과 눈으로 실천하라. 그렇게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이렇게 할아버지는 짧고 간결하게 지혜의 중요성을 말하고 나서 이 지혜를 얻으면 얻게 되는 유익 두 가지를 말한다.
A. 권고: 지혜를 얻으라(5절)
B. 동기: 지혜가 너를 지키고 보호하리라(6절)
A’. 권고: 지혜를 얻으라(7절)
B. 동기: 지혜가 너를 높이고 영화롭게 하리라(8-9절)
사람들은 스스로 자신을 지키고 보호하려 한다. 스스로 자신을 높이고 영화롭게 하려 한다. 그러나 아버지는 만약 지혜를 얻으면, 그 지혜가 나를 지키고 보호하고 높이고 영화롭게 한다고 말한다. 이것을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지혜가 보호하리라(5-6절)
할아버지는 지혜를 얻으라고 한다. ‘얻다’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카나’에는 세 가지 의미가 있다. 하나님이 무언가를 얻고 있을 때는 ‘하나님이 창조하셨다’, 어떤 사람이 물건을 구입할 때는 ‘구입하였다’, 여인이 아이를 ‘카다’했다라고 하면 ‘출산했다’는 의미다. 여기서는 두 번째 의미다.
(5절)
지혜를 얻으라, 명철을 얻으라
잊지 말라, 돌아서지 말라 나의 입의 말로부터
(6절)
그녀(지혜)를 잊지 말라, 그리하면 그녀가 너를 지키리라
그녀(지혜)를 사랑하라, 그리하면 그녀가 너를 보호하리라
아버지는 지혜를 얻고, 잊지 말고, 돌아서지 말라고 한다. 그리고 아들이 왜 모든 것을 내어주고서라도 지혜를 얻고 사랑해야 하는지를 6절에서 말한다. 지혜를 얻는 자는 지키심과 보호하심을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평안을 원한다. 누구나 누군가의 지켜주심과 보호하심을 바란다. 그런데 그 통로는 각기 다르다. 어떤 사람은 권세자를 의지하고 어떤 사람은 재물을 의지한다. 자신을 의지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할아버지는 한 사람의 인생을 지키고 보호하는 것은 ‘지혜’라고 말한다.
2) 지혜가 영화롭게 하리라(7-9절)
또한 할아버지는 이 땅에서 높아지고 영화롭게 되기 위해서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7절)
지혜의 시작은 이것이니 지혜를 얻으라
너의 모든 소유물 가운데 명철을 얻어라.
한글 성경은 ‘지혜가 제일이니’라고 되어 있는데, ‘제일’에 해당하는 말은 히브리어 ‘레히쉬트’로 ‘시작’이라는 의미다. 잠언 1장 7절에서는 ‘근본’이라고 번역되었다. 가치에 있어서 최고, 시간에 있어서 처음, 순서에 있어서 토대라는 의미다.
지혜로운 삶을 살아가는 가장 중요한 것은 인생의 가장 처음에 지혜를 얻고자 노력하고, 내 삶 최고의 가치를 지혜를 얻는 것에 두고, 나의 인생을 세우는 토대에 하나님의 지혜를 두라는 것이다. 할아버지의 가르침을 정리하면 지혜를 떠나지 말고, 항상 지혜를 마음에 품으며, 삶으로 실천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지혜가 제일이니’라는 말씀에서 알 수 있듯이 세상 다른 것보다 자녀에게 가르쳐야 할 것은 지혜이다.
그리고 지혜가 어떠한 유익을 줄지를 8-9절에서 말한다. 그들을 영화롭게 하고 면류관을 씌워 줄 것이라는 것이다.
(8절)
그녀(지혜)를 높이라, 그리하면 그녀가 너를 높이 들리라
그녀가 너를 영화롭게 하리라 만일 네가 그녀를 붙들면
(9절)
그녀가 네 머리에 은혜로운 관을 씌우고
그녀가 너에게 영화로운 면류관을 수여하리라.
왜 우리는 자녀 교육에 실패할까?
자녀 교육의 목적, 내용, 방법을 모르기 때문에
왜 우리는 자녀 교육에서 실패할까. 이는 자녀 교육의 목적이 분명하지 않고, 그 내용이 무엇인지 모르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1) 자녀 교육의 목적: 하나님 보시기에 좋은 사람으로 양육하는 것
성경은 자녀 교육의 목적에 대해 분명하게 말한다. 이 세상에서의 성공을 위해서가 아니라 하나님 보시기에 좋은 사람으로 키워내는 것, 이것이 자녀 교육의 목적이다. 하나님의 창조의 목적에 맞추어 사는 것이 자녀의 인생의 목적이 되어야 한다.
2) 자녀 교육의 내용: 지혜를 회복하는 3가지 삶의 영역
두 번째는 자녀 교육의 내용이다. 여러분은 무엇으로 자녀를 교육하는가. 때로 성경 말씀으로 가르치기도 하지만 대부분 세상의 원리로 아이들을 교육한다. 그러나 성경은 부모가 전해야 하는 것은 지혜라고 말한다. ‘지혜가 제일이니’ 지혜가 최고의 가치를 가지고 있으니 그 지혜를 얻으라는 것이다.
지혜란 무엇인가.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삶의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 앞에 가장 합당하게 반응하는 삶의 원리가 지혜이다. 하나님을 경외함으로 내 삶의 우선순위를 하나님께 두는 결정을 내리는 데서 지혜는 시작된다. 그리고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는 이웃을 배려하고 사랑하는 마음에서 자신의 존재의 의미를 찾아가야 한다. 세상과의 관계에서는 창조 질서에 따라 이 세상을 회복하는 회복자로 살아야 한다. 이것이 우리가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하는 내용이다.
3) 지혜 교육의 방법
우리가 배우는 지혜 교육의 방법은 세대와 세대를 잇는 교육이다. 아버지도 자신의 아버지에게 배운 지혜로 살아본 인생의 경험을 자녀에게 나누고 있다. 여러분이 자녀에게 가장 영향력 있게 가르칠 수 있는 교육의 방법은 하나님의 말씀으로 살았던 삶의 경험을 자녀들에게 나눠주는 것이다. 여러분이 먼저 하나님의 말씀을 붙들고 살아본 경험을 나누는 것이다.
우리가 자녀 교육에서 실패하는 이유는 대부분 말로 끝나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교육은 행동으로 먼저 보여주는 것이다. 말이 아니라 삶으로 교육하여야 한다.
맺음말
복음으로 살고 그 삶으로 자녀를 교육해야 한다. 세대와 세대를 잇는 이 신앙 교육이 결국 한 사람의 지혜자를 만들어 내고, 그것이 아들들에게 전해짐으로 복음은 세상에 전파된다. 삶의 실패도, 삶의 은혜도 자녀에게 나눠주라. 그래서 하나님의 지혜가 자녀에게 흘러들어 가는 지혜의 교사들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