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요약 :
지혜의 길에 서다
“다윗의 아들 이스라엘 왕 솔로몬의 잠언이라 이는 지혜와 훈계를 알게 하며 명철의 말씀을 깨닫게 하며 지혜롭게, 공의롭게, 정의롭게, 정직하게 행할 일에 대하여 훈계를 받게 하며 어리석은 자를 슬기롭게 하며 젊은 자에게 지식과 근신함을 주기 위한 것이니 지혜 있는 자는 듣고 학식이 더할 것이요 명철한 자는 지략을 얻을 것이라 잠언과 비유와 지혜 있는 자의 말과 그 오묘한 말을 깨달으리라”(잠 1:1-6)
가시가 돋친 장미와 같은 잠언
잠언에는 주옥과 같은 말씀들이 많이 기록되어 있기에 잠언을 사랑하지 않는 성도는 없다. 그런데 우리는 잠언을 읽을 때 혼란을 느낀다. 무슨 말을 하는 건지도 모르겠고, 앞뒤 문장이 연결되는 것 같지도 않다. 그저 속담과 같은 격언들의 나열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잠언에 과연 신학이 담겨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품는다. 잠언에는 하나님의 구원 역사, 언약에 대한 설명은 없고 온통 인간사에 초점을 맞춘 이야기들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잠언을 배워야 하는 이유는 잠언에는 삶의 모든 영역에서 곧바로 실천할 수 있는 인생의 지혜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잠언을 잘 배우면 하나님 보시기에 가장 아름다운 인생길을 살아갈 수 있다.
잠언 소개
잠언을 본격적으로 살펴보기 전에 잠언이라는 책에 대해 살펴보아야 한다. 성경에는 여러 지혜서가 있지만 잠언은 정도(正道)를 가르친다. 가장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지혜를 가르친다는 것이다. 그래서 잠언은 누군가를 가르치기 위한 책으로, 교리나 이론보다 실질적인 내용을 주로 다룬다. 곧 나의 말과 행동, 나의 손과 눈을 통해 어떻게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지혜로운 사람이 될 것인가를 가르친다.
잠언의 문학적 구조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먼저 1-9장은 담화 형식으로 되어 있는데 아버지가 아들에게 다양한 삶의 상황 속에서 실제적으로 지혜를 어떻게 적용하며 살 것인지를 가르친다. 아버지는 아들의 성장 단계에 따라 바른 선택을 할 수 있는,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가르침을 준다.
그리고 10-31장에는 개별적인 잠언이 특별한 주제나 순서 없이 배열되어 나타난다. 그래서 다소 어수선한 느낌을 받게 되는데 이 장들에는 1-9장 가르침의 구체적인 사례와 방법, 결과가 나온다. 배운 원리를 실천할 수 있도록 적용점을 주신 것이다.
잠언의 필요성
잠언이 우리에게 필요한 이유는 일상의 삶 속에서 창조주 하나님을 기억하며 살아가는 실질적인 지혜를 가르치기 때문이다. 가령, 우리는 정직하라는 성경의 가르침을 많이 만난다. 그런데 실제 삶에서 어떻게 정직을 실천하며 살아가야 할지는 잘 모른다. 잠언은 정직한 삶에 대해 이론이 아닌 실제를 가르친다. “한결같지 않은 저울 추는 여호와께서 미워하시는 것이요 속이는 저울은 좋지 못한 것이니라”(잠 20:23)
저울은 물건을 사고팔 때 기준이 된다. 그런데 그것을 속이면 모든 것을 속일 수 있다. 잠언은 정직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우리가 물건을 정직하게 사고파는 삶이 곧 정직이라고 말한다. 이처럼 잠언은 정직이 무엇인지를 우리 손에 잡을 수 있도록 알려준다.
그러니까 잠언은 아는 대로 살게 해준다. 부부 사이에 어떻게 지내야 하는가, 부모는 자녀를 어떻게 대하고, 법정에서는 어떻게 증언을 하여야 하는가, 시장에서 물건을 살 때는 어떻게 하여야 하는가, 이웃과의 관계에서 어떻게 에티켓을 지키며 살아야 하는가, 잠언은 우리 인생에서 일어나는 거의 모든 일에 대한 삶의 원리를 전한다. 여기에 잠언의 중요성이 있다. 이제 이러한 이해를 가지고 잠언을 본격적으로 살펴보자.
잠언의 서두, 잠언 1:1-6절
잠언 1장 1-6절은 잠언 전체의 서론으로 잠언을 기록한 저자에 대한 정보, 그리고 잠언이란 책에 대한 정보, 잠언을 기록한 목적을 알려준다.
먼저, 저자에 관해서다. 잠언은 다윗의 아들, 이스라엘 왕 솔로몬이 지은 책이다. “다윗의 아들 이스라엘 왕 솔로몬의 잠언이라”(잠 1:1).
다음으로, 이 책의 문학적 장르는 ‘잠언’이다. ‘잠언’에 해당하는 히브리어는 ‘마샬’인데, 이것을 헬라어로 번역한 것이 ‘파라볼레’, 곧 비유이다. 성경은 예수님이 비유가 아니면 아무것도 가르치지 않으셨다고 한다(마 13:34). 예수님의 모든 가르침의 전달 방식은 비유이고 이 비유가 곧 잠언인 것이다. 그러니 예수님의 가르침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잠언을 배워야 한다.
잠언을 기록한 5가지 목적
잠언은 교육서답게 이 책을 시작하면서 이 책의 기록 목적을 ‘~하기 위하여’라는 구절로 다섯 가지로 전한다.
(2절) 알기 위하여, 지혜와 훈계를
깨닫게 하기 위해서, 명철의 말씀을
(3절) 받기 위해서, 훈계를 실천하는 길을
의와 공평과 정직을 행함으로
(4절) 주기 위해서, 어리석은 자에게 신중함을
청년에게 지식과 분별력을
(5절) 지혜로운 자는 듣고 얻는 것을 더하게 되고
총명한 자는 인도함을 받을 것이며
(6절) 깨닫게 하기 위해서, 잠언과 수수께끼를
지혜의 말씀과 오묘한 것들을
1) 지혜와 훈계를 알게 하는 잠언(잠 1:2)
첫째, 지혜와 훈계를 알게 하기 위해서다. 여기서 ‘알다’에 사용된 동사는 ‘야다’로, 전인격적으로 아는 것을 가리킨다.
잠언의 저자는 우리가 전인격적으로 알아야 하는 것을 두 가지로 말한다. 먼저, 지혜다. 여기서 지혜(히브리어, 호크마)는 하나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시고 하나님의 창조 질서 속에서 운행되도록 세우신 그 지혜를 말한다. 그래서 지혜는 하나님의 창조로부터 구속, 그리고 우리를 천국에까지 이르도록 꿰뚫는 줄과 같다. 하나님의 창조의 도구로 사용된 것이 지혜이고, 하나님은 이 지혜를 창조 질서로 세상에 두셨으며, 우리를 회복하기 위해 지혜이신 예수님이 세상에 오셨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가 이 지혜를 얻으면 창조로부터 지금까지 역사하시는 창조주 하나님을 만나 하나님 보시기에 가장 합당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
다음으로 훈계다. 여기서 훈계(히브리어, 무사르)는 방향이나 길을 ‘지도하다’, ‘인도하다’라는 의미를 갖는다. 곧 훈계(지도, 인도하심)는 지혜를 삶 가운데 실질적으로 실천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구체적인 삶의 원리를 말한다.
잠언은 결국 삶의 원리인 지혜와 다양한 삶 속에서 그 원리대로 살아가게 하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훈계를 가르쳐 준다.
2) 통찰력을 깨닫게 하는 잠언(잠 1:2)
둘째、 명철의 말씀을 깨닫게 하기 위해서다. 여기서 ‘깨닫다’는 히브리어로 ‘빈’인데, 훈련과 경험, 지식을 통해 깨닫는 것을 말한다. 잠언을 배우면 인류가 지금까지 역사를 통해 쌓아온 지혜를 깨달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명철의 말씀’은 ‘통찰력’을 가리킨다. 통찰력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게, 경험해 보지 않은 것을 알 수 있게 하는 능력이다. 보이는 것만 보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항상 후회하게 된다. 그러나 통찰력이 있는 사람은 나타난 현상 이면에 있는 사람의 의도를 간파하고, 세상이 돌아가는 원리를 파악함으로 인생을 허비하지 않고 살아가게 된다.
3) 인생을 배우는 학생이 되기 위해서(잠 1:3)
셋째, 하나님 말씀 앞에 학생이 되기 위해서다. 잠언은 우리에게 하나님의 지혜를 배우는 학생이 되어야 한다고 가르친다.
잠언은 훈계가 실질적으로 나의 삶 가운데 실천하는 방법을 세 가지로 전한다. 의와 공평, 정직함이다. 여기서 공의는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드러난다. ‘나는 하나님 앞에 창조 목적에 따라 살아가고 있는가.’ 그리고 공평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나타난다. ‘나는 타인을 하나님의 관점으로 바라보고 있는가.’ 마지막으로 정직은 나 자신과의 관계에서다. ‘나는 나 스스로 속이고 있지 않는가.’ 우리는 지혜의 실천인 훈계의 삶을 살아가게 하는 이 세 가지 원리를 인생 학교 잠언에서 배울 수 있다.
4) 인생을 가르치는 선생이 되기 위해서(잠 1:4-5)
넷째, 내가 잠언에서 배웠던 것을 다른 사람에게 주기 위해서, 혹은 가르치기 위해서이다. 잠언은 우리가 가르쳐야 하는 대상을 세 가지로 전한다.
먼저, 어리석은 자로 이는 아직 교육의 기회가 없어 지혜를 배우지 못한 사람이다. 다음으로, 젊은 자로 이는 나이가 어려 충분히 지혜를 접하지 못한 사람이다. 마지막으로, 지혜 있는 자와 명철한 자로 지혜를 경험했으나 더 지혜로워져야 하는 사람이다. 인생의 교육은 한 번의 교육으로 완성될 수 없다. 지속된 가르침이 필요하다. 그래서 지혜로운 자와 명철한 자들에게도 지속적인 가르침이 필요하다.
5) 오묘한 진리를 깨닫게 하기 위해서(잠 1:6)
다섯째、 오묘한 진리를 깨닫게 하기 위해서다(6절). 여기서도 ‘깨닫다’에 ‘빈’이 사용되었다. 어떤 경험과 훈련으로 깨닫는 것이다.
그리고 깨달아야 할 것은 잠언과 수수께끼, 지혜의 말씀과 오묘한 것들이다. 여기서 잠언과 지혜의 말씀은 잠언 전체에 나타나는 하나의 문학적 장르이고, 수수께끼, 오묘한 것들은 우리의 경험과 기대, 예상을 벗어나 우리 인생에서 일어나는 아픔과 슬픔, 상실과 고통 등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을 가리킨다. 잠언을 배우면 이 수수께끼와 오묘한 것들을 알 수 있는데, 이것이 결국 우리가 잠언을 읽으면서 얻는 가장 큰 유익이다.
맺음말
하나님은 우리에게 잠언을 주셨다. 잠언은 지혜가 담겨 있는 보물단지다. 그래서 잠언을 잘 배워 내 인생에서 해결할 수 없었던 문제를 잠언을 통해 볼 수 있기를, 내가 걸어가야 할 인생의 방향을 바르게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