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요약 : 하나님을 위하는 충실한 제사장
“아이 사무엘이 엘리 앞에서 여호와를 섬길 때에는 여호와의 말씀이 희귀하여 이상이 흔히 보이지 않았더라 엘리의 눈이 점점 어두워 가서 잘 보지 못하는 그 때에 그가 자기 처소에 누웠고 하나님의 등불은 아직 꺼지지 아니하였으며 사무엘은 하나님의 궤 있는 여호와의 전 안에 누웠더니 여호와께서 사무엘을 부르시는지라 그가 대답하되 내가 여기 있나이다 하고…”(삼상 3:1-14)
일인삼역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백성들을 다스리는 통치 방법을 신권통치라고 한다. 하나님은 창조 세계 가장 위에 왕으로 좌정하시고, 신권통치의 삼각구조 안에서 인간 왕과 제사장, 선지자를 두셨다. 그런데 성경에는 이 세 가지 소명을 한꺼번에 받은 사람이 등장한다. 모세와 사무엘, 그리고 예수님이다.
사무엘은 이스라엘 마지막 사사로, 하나님의 말씀을 백성들에게 선포하는 선지자였다. 그리고 제사를 주관하는 제사장이었다. 그런데 사무엘의 이 독특한 역할은 예수님께서 왕과 제사장, 선지자로 오셔서 무너진 하나님 나라를 회복할 사역을 예표한다. 그래서 하나님이 사무엘을 부르신 것을 예수 그리스도와 연결해 살펴보려 한다.
사무엘은 마지막 사사이면서 왕정 시대의 문을 열었다. 그리고 예수님은 사무엘이 열어 놓은 왕정 시대를 완성하셨다. 또한 사무엘은 언약의 선지자(신 18:15)로, 이스라엘의 왕과 백성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쳤다. 사무엘의 이 사명을 예수님께서 완성하셨다. 말씀이신 예수님께서는 육신으로 오셔서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셨을 뿐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아갈 길을 친히 보여주셨다. 또한 사무엘은 엘리 제사장의 뒤를 이어 제사장의 역할을 감당했다. 예수님께서는 대제사장으로 오셔서 우리의 모든 죄를 대신하여 십자가에 달리시고 하나님께 자신을 속죄제물을 드림으로 인류의 죄를 해결하셨다. 이처럼 사무엘은 오실 메시아의 예표이고, 그의 사역은 예수님께서 오셔서 이룰 하나님 나라의 일차적 성취를 보여준다.
사무엘의 시대: 이가봇의 시대
사무엘이 활동하던 시대는 사사기의 끝자락이다. 당시 제사장 홉니와 비니하스의 악행은 그 시대가 얼마나 하나님 앞에 패역하였는지 보여준다. 홉니와 비느하스의 죄악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하나님의 제사를 멸시한 것이다(삼상 2:17). 성경은 이들이 여호와를 알지 못하였다고 말한다(삼상 2:12). 제사장이 여호와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시대, 제사를 위해 부름받은 제사장이 제사를 멸시하는 시대였다. 다른 하나는, 그들이 성적 타락에 빠짐으로 제사의 거룩성을 심각하게 훼손한 것이었다(삼상 2:22).
엘리는 자식 사랑에 눈이 멀어 이들의 죄악에 대한 미온적인 태도를 취한다. 결국 블레셋과의 전쟁에서 하나님의 궤는 빼앗기고 그의 두 아들은 죽임을 당하게 된다. 이때 출산하던 비느하스의 아내는 그의 아들의 이름을 이가봇, 곧 하나님의 영광이 떠났다고 말하고 죽게 된다.
그 시대는 말씀이 희귀하고 이상이 보이지 않는 시대였다(삼상 3:1). 하나님의 비전을 볼 수 있는 영적 눈을 가진 사람이 없는 시대, 하나님의 영광이 떠난 이가봇의 시대였다. 하나님은 이러한 시대를 하나님의 은혜의 시대로 열기 위해 사무엘을 등장시킨다(삼상 2:35).
사무엘의 이름
사무엘의 삶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그의 이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의 이름은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첫째, ‘하나님께 간구하다’의 의미다. ‘엘’은 하나님을, ‘사얄’을 구하다의 의미로 본 것이다(삼상 1:20). 둘째, ‘하나님으로부터 듣다’의 의미다. ‘엘’을 하나님, ‘샤마’를 듣다의 의미로 본 것이다. 그러면 ‘하나님이 들으셨다’, 혹은 ‘하나님으로부터 듣다’의 의미다(삼상 1:27).
이 두 가지 이름은 사무엘의 인생을 잘 보여준다. 하나님께서는 사무엘을 하나님의 말씀이 들리지 않는 시대에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자로, 그리고 하나님 앞에 간구하는 자(하나님을 바라보는 자)로 세우셨다.
기도의 사람 사무엘
사무엘의 인생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그는 기도의 사람이었다. 사무엘은 그의 어머니가 하나님께 구하여 얻은 아들이었고, 일평생 기도함으로 자신의 사명을 감당하였다. 그리고 기도하는 죄를 쉬지 않겠다고 고백하였고 기도로 그의 인생을 마쳤다.
사무엘이 하나님의 손에 붙들려 기도하는 자였기에 엘리와는 다른 삶을 살 수 있었다. 그가 어두운 사사 시대를 마치고 은혜의 왕국 시대를 여는 미스바 회개 운동을 일으킬 수 있었던 것도 기도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삼상 7:5-6). 미스바 회개 운동은 에벤에셀에 이르러 하나님께서 우리를 여기까지 도우셨다는 고백의 돌을 세움으로 사사시대를 마친다. 이처럼 한 사람의 기도는 악한 세대를 은혜의 시대로, 패역한 자를 회개하는 자로, 죄악의 시대를 하나님의 은혜의 시대가 되게 한다. 기도의 사람이 역사를 바꾸는 것이다.
왕을 세우는 사무엘
사무엘의 또 다른 사명을 왕을 세우는 것이었다. 하나님은 사사 시대의 문을 닫고 왕정 시대를 여는 역할을 사무엘에게 맡기셨다. 사무엘에 의해 이스라엘 초대 왕 사울이 세워졌고, 사울이 순종하지 않았을 때 다윗을 세움으로 가나안 땅에 하나님의 나라를 완성케 하셨다. 한 사람의 순종이 무너진 하나님 나라를 회복시키고, 약속의 땅에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게 하였다.
사무엘의 역할은 불완전한 사사 시대에 왕을 소개하는 것이었다. 우리의 사명도 이것이다. 우리의 순종으로 사사시대를 예수님이 통치하시는 은혜의 시대로 바꾸어야 한다. 사사 시대를 은혜의 시대로 바꿀 수 있는 것은 하나님 앞에 순종함으로, 예수를 왕으로 인정하고 내가 예수님이 통치하는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결국은 그 왕을 많은 사람에게 전하여 모든 사람이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 되도록 하여야 한다.
맺는말
우리는 사무엘의 인생을 통해 하나님께서 한 사람을 통해 죄악의 시대를 은혜의 시대로 바꾸는 것을 보았다. 지금도 그러하다. 기도의 사람, 예수의 길을 예비하는 사람, 예수를 왕으로 소개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하나님은 이 일을 위해 우리를 이 시대의 사무엘로 부르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