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요약 : 멈춰 서서 생각하라
“백성 중의 어리석은 자들아 너희는 생각하라 무지한 자들아 너희가 언제나 지혜로울까”(시 94:8)
Ⅰ. 들어가는 말
때때로 허무감이 밀려온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 목적 없이 달려가는 경주와 같은 삶 속에서 의미를 찾지 못하기 때문이다. 죽어야 할 존재이면서도 그것을 망각한 채 허무하게 살아간다. 이따금 음식의 간을 보듯이 진리를 맛보지만, 또다시 매일 살아내야 하는 삶의 현장으로 내몰린다. 급류처럼 떠내려가는 삶에 저항할 힘은 없기 때문이다.
Ⅱ. 멈춰 서서 생각하라
무언가 잘못된 줄을 알지만 어디로 돌아가야 할지는 알 수 없다.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에 대한 답을 성경에서는 멈춰 서서 생각하라고 말한다. “백성 중의 어리석은 자들아 너희는 생각하라 무지한 자들아 너희가 언제나 지혜로울까"(시 94:8).
A. 성찰하라
먼저 성찰해야 한다. “…어리석은 자들아 너희는 생각하라”(시 94:8). 끝나지 않는 달음박질로 지친 나, 의미를 찾지 못하는 삶에 내몰린다. 그 허무함을 감당할 수 없을 때, 일 중독과 가족에 대한 무관심, 빠져드는 게임, 과도한 소비, 음란물 중독과 외도에 빠진다. 그렇게 인생을 산다면 마지막에 우리에게 남겨지는 것은 없다.
건강검진을 못 받는 사람 세 종류가 있다. 검사 과정을 못 참는 사람, 검사 비용이 아까운 사람, 검사 결과가 두려운 사람이다. 그러나, 사실은 사실로 직면할 때 희망이 있다. 회피해서는 그 위에 현실이라는 삶을 구축할 수 없다.
그렇지만 삶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지금 살아가는 현실에 단단히 결박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가 삶을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지, 삶에 질질 끌려 다니는 것은 내가 사는 것이 아니다. 이제는 변화가 필요한데, 그 변화의 시작이 바로 잠시 멈춰서서 생각하는 것, 성찰이다.
사전적으로 성찰은 자신이 한 일을 반성하는 것이다. 기독교에서는 자기 밖에 있는 진리를 인식함으로써 자기를 객관적으로 바라봄으로써 반성이 가능하다고 가르친다. 진리를 기준으로 자기를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는 자가 어리석은 자, 미련한 자, 지혜없는 자다(시 94:8). 시편 94편의 배경이 언제인지는 알 수 없지만, 당시 매우 악한 사회상을 보여준다. 악하게 사는 것이 보편화되어 있어서 의롭게 살고자 하는 사람이 수난을 당하던 시대였다. 그런 세상이 된 이유를 시인은 지혜가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보았던 것이다. 어리석기 위해서는 특별한 노력이 필요 없다. 그냥 살아온 대로 살면 된다. 반면에 반성은 치열한 생각을 요한다. 진리를 알고 자기를 꼼꼼히 조사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제껏 자기가 하던 대로 생각하고 느끼고 사는 게 편할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산 결과가 의미 없는 삶을 사는 것이라도 그렇게 살겠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언뜻언뜻 성찰해보려고 하지만 더 깊이 생각하려 하지 않고, 생각 없이 사는 일상으로 돌아가 버린다. 그리고 지성의 능력이 모자라기 때문이라고 치부한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그 성찰의 끝이 가져다줄 진실과 대면할 용기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진리가 아닌 자기 생각으로 하나님을 만들고 그걸 우상으로 섬긴다. 이게 바로 자기를 임금으로 삼으며 살아가는 현대 기독교인들의 모습이다. 그러나 거기에서는 삶의 의미와 보람을 찾고, 행복을 누릴 수 없다.
B. 무지를 인정하라
그러면 성찰은 무엇으로부터 시작되는가? 그것은 자기의 무지를 인정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자신이 무지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것은 이미 이전에 도달했던 깨달음보다 한 단계 더 올라가 그 위에서 자신을 보고 있다는 인식이다. 머리가 좋다고 해서 자기 자신을 잘 성찰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이성의 능력이 뛰어난 사람일수록 자신의 생각과 다른 사실을 마주하기를 두려워한다. 그런데 그런 상황을 회피하면 결코 새로운 성찰에 도달할 수 없다.
사물을 보게 되는 것은 그것에 빛이 비추고 그 빛이 반사되어 눈에 들어옴으로 사물의 크기와 모양, 색깔을 인식하는 것이다. 진리가 인간 정신의 빛이다. 진리를 알고 마음이 그 빛을 받음으로써 자기를 알고 인생을 알게 되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제일 먼저 어디서 떨어졌는지를 생각하라고 분부하셨다. 회개하고 처음 행위로 돌아가는 것은 그 다음이다. “그러므로 어디서 떨어졌는지를 생각하고 회개하여 처음 행위를 가지라 만일 그리하지 아니하고 회개하지 아니하면 내가 네게 가서 네 촛대를 그 자리에서 옮기리라”(계 2:5).
Ⅲ. 적용과 결론
하나님을 향한 경외는 하나님을 생각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그리하여 그분을 알고 사랑하는 것이다. 그 사랑 안에서 참된 지혜를 갖게 된다. 남은 인생을 위해 생각할 용기를 가지고 하나님께 깨달음을 구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