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요약 : 피 묻은 리포트
“이에 예수께서 이르시되 아버지 저들을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들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 하시더라 그들이 그의 옷을 나눠 제비 뽑을새 백성은 서서 구경하는데 관리들은 비웃어 이르되 저가 남을 구원하였으니 만일 하나님이 택하신 자 그리스도이면 자신도 구원할지어다 하고”(눅 23:34-35)
I. 본문해설
본문은 그리스도 예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셔서 남기신 첫 번째 장면이다. 예수께서는 십자가에서 일곱 마디의 말씀을 남기셨다. 그중 첫 마디가 “아버지 저들을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들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였다. 우리는 이 말씀을 통해 그리스도의 십자가 아래 서 보게 된다.
II. 십자가 아래 서다
A. 기도로 남긴 말씀
십자가는 로마인이 변방의 야만인이던 시절에 만든 사형제도다. 인류가 고안해낸 가장 잔인한 사형 방법이라고 전해진다. 목숨이 끊어지는 순간까지 최고의 고통을 느끼게 하기 때문이다.
본문에서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매달려 죽어가고 계셨다. 그런데 예수께서는 십자가에서 죽어가는 그 순간까지 하나님께 기도드리셨다. 예수께서도 사람의 몸을 가지셨으니 십자가의 고난이 두렵고 고통스러웠을 것이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십자가 위에서도 하나님 아버지와의 친밀함을 누리셨다. 이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자들 역시 환경 때문에 하나님과 친밀함을 누리지 못할 이유가 없음을 보여준다.
예수께서 십자가에서 아버지께 이렇게 기도드리셨다. “아버지 저들을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들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눅 23:34). 그 내용은 죄인을 위해 변명하시는 것이었다. 그런데 죄인들은 자신들이 하는 일을 알고 있었다. 그들이 몰랐던 것은 그들이 미래에 당할 하나님의 심판이었다. 죄인들이 자기들이 당할 미래의 형벌을 몰랐기에 예수께서 대신 그들을 위해 변명의 기도를 드리셨던 것이다.
예수께서는 죄가 없으신 분이다. 그런 분이 죄 많은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 못 박히신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것을 은혜라고 한다. 이와 같은 예수 십자가의 은혜를 깊이 체험할 때, 세상과 세상에 대한 사랑을 내려놓을 수 있게 된다. 때로는 고난이 커서 주님을 찾을 마음의 여유가 사라진다. 그러나 그 고통 역시 예수께서 우리 죄를 위해 십자가에 달려 당하신 고통만큼 큰 것은 아니다. 십자가 은혜가 작으니 세상이 커지는 것이다.
B. 죄인들의 관심사
십자가 아래 사람들의 관심사는 예수 그리스도의 관심사와 전혀 달랐다. 그들은 예수님이 남기고 간 옷을 누가 가져갈지 제비를 뽑았다. “그들이 그의 옷을 나눠 제비 뽑을새”(눅 23:34). 예수께서는 십자가 위에서 그들을 위해 기도하고 계셨다. 그런데 그들의 마음에는 그리스도가 아닌 세상이 가득 차 있었다. 이는 우리의 자화상이기도 하다. 우리는 십자가로 구원을 얻었다. 그런데 우리의 마음을 가득 채우는 것은 십자가가 아니라 세상의 근심과 염려다. 이것은 세상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세상 사랑으로부터 세상의 근심과 염려가 나오고, 근심과 염려가 세상에 대해 집착하게 한다. 우리 마음 속에 들어온 세상 사랑을 몰아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예수의 사랑을 깊이 생각해야 한다.
또 다른 무리의 십자가 아래 있던 사람들은 십자가를 구경했다. “백성은 서서 구경하는데 관리들은 비웃어 이르되 저가 남을 구원하였으니 만일 하나님이 택하신 자 그리스도이면 자신도 구원할지어다 하고”(눅 23:35). 심지어 어떤 이들은 조롱했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나쁜 일을 한 적이 없으셨다. 그런데도 그들이 예수를 미워하는 이유는 예수께서 그들에게 하나님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하나님 없이 살고자 하는 자들은 하나님을 보여주는 자를 미워한다. 스스로가 하나님과 같이 되고 싶기 때문이다. 하나님을 거스르는 세상은 언제나 하나님을 보여주는 자들을 미워할 것이다. 그렇기에 그리스도인의 세상살이는 언제나 어렵다. 그런데 그리스도인들이 세상 사는 것이 힘들어지는 이유는 세상이 그리스도인을 더 미워하기 때문이 아니다. 그리스도인들 안에 예수의 사랑이 쇠약해졌기 때문이다.
예수의 사랑이 충만할 때는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이 찬송의 제목이다. 핍박과 시련을 당할 때조차도 말이다. 그러니 예수의 사랑을 깊이 생각하라. 세속적인 생각과 죄에 대한 탐심을 버리라. 눈물과 기도가 있는 신앙생활을 회복하라. 세상을 이기는 유일한 방법은 예수 사랑으로 충만해지는 것이다.
III. 적용과 결론
하나님은 오늘도 우리를 사랑하신다. 언제든지 예수의 십자가 앞에 나오려는 자들을 용납해 주신다. 그러므로 예수의 십자가 앞으로 나와 하나님의 넓고 크신 사랑을 체험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