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요약 : 이렇게 아내를 대하라
Ⅰ. 본문해설
바울이 로마의 감옥에서 골로새교회에 쓴 편지다. 당시 골로새교회는 이단의 가르침에 위협당하고 있었다. 유대교와 민간 신앙을 융합한 거짓된 가르침이었다. 이런 이단은 교회 안에 연약한 자들로 하여금 그리스도를 부인하고 미신적 방식으로 율법을 지키게 하였다. 이에 바울은 예수 그리스도가 모든 피조물 위에 탁월하신 우주의 통치자이시며 신자들과 생명적 연합을 이루신 분임을 가르친다. 이런 맥락에서 그리스도인이 어떻게 인생을 살아가야 할지 가르친다.
II. 이렇게 아내를 대하라
가정에서 남편과 아내가 어떤 관계를 맺고 함께 살아야 할까? 남편에게는 다음과 같은 덕목이 강조된다. 아내를 사랑하고 괴롭게 하지 않는 것이다.
A. 사랑하라
“사랑하며”는 #아가페#다. 곧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시는 그 사랑으로 사랑하라는 뜻이다. 당시 로마 사회는 가정을 근간으로 이루어진 사회였다. 남존여비 사상이 지배하던 사회라서 모든 제도가 남성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남성들은 힘과 권력, 사회적 지위로 가정을 통제했다. 아내는 남편에게 복속된 채, 자기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지 못했다. 기독교는 당시 사회적으로 그렇게 대우받던 아내를 아가페 사랑으로 사랑하라고 가르쳤다. 그 가르침이 로마인들에게 충격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아가페 사랑은 인간의 육정에서 난 사랑이 아니라, 하나님 사랑에서 나온 사랑으로 하는 사랑이다(요일 4:10). 아내를 향한 남편의 사랑은 인류 최초의 결혼에서의 사랑 고백으로 돌아가게 한다(창 2:23). 남편은 하나님 사랑 안에서 아내를 자기 몸과 같이 사랑할 수 있었다. 하나님께서는 모든 인류를 그렇게 사랑하여 살도록 창조하셨다. 그러나 첫 인류의 범죄로 그 사랑은 파탄에 이르렀다. 남편에게 아내는 존재 자체만으로 고통을 주는 사람이 되었다(창 3:12). 아담과 하와 각자가 하나님께 범죄하자 부부 사이의 사랑은 끊어졌다. 서로 사랑할 수 있게 하는 아가페, 곧 하나님의 사랑이 끊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혼 당시 고백을 따라 서로 사랑할 수 없게 되었다. 이후 여성에 대한 성차별의 잔혹한 역사는 이러한 비극의 결과다.
그 당시나 지금이나, 성도라고 할지라도 남편이 아내를 사랑하며 살기는 쉽지 않다. 그러니 하나님께서는 명령하신 것이다. 아내를 아가페의 사랑으로 사랑하기 위해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부어지는 하나님의 은혜가 필요하다(엡 5:25). 사람의 사랑으로써는 그렇게 할 수 없다. 그래서 아내를 진정으로 사랑한 사람은 자기를 자랑하지 않는다.
하나님께서 결혼을 통해 아내를 주신 것은 배우자를 자기 이익을 위해 도구로 삼으라고 주신 것이 아니다. 불완전한 아내를 만나게 하신 것은, 그녀를 사랑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이 얼마나 부족하고 흠이 많은 사람인지를 깨닫게 하시기 위함이다. 남편은 아내의 부족한 점과 인격적 흠을 발견할 때마다 그녀의 남편으로서의 소명을 깨달아야 한다. 아내의 부족한 것을 남편으로서 보충함으로 그녀를 온전한 사람으로 만들어가게 하심이다. 그리하여 행복을 누리게 하신다. 그런 아내를 사랑하려고 애쓰면서 자신도 보다 더 완전한 인간이 되어가는 것이다.
B. 괴롭게 하지 말라
어떤 이유에서든지 아내를 괴롭게 하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 아니다. 아내를 존중하지 않고 제멋대로 행하거나, 이런저런 불만과 트집으로 잡아 집요하게 괴롭히는 것은 자기 영혼을 죽이는 것이다. 성경은 남편이 그렇게 살면 그는 하나님과의 교제와 기도의 문이 막히게 된다고 경고한다(벧전 3:7).
은혜는 사랑할 수 있게 하는 힘이다. 깨어진 관계를 회복하고 지속할 수 없던 관계를 이어가게 만들어 준다. 이런 사랑은 자기 안에서 스스로 솟아나지 않는다. 하나님 말씀에 은혜를 받아야 한다. 무지에서 깨어나고 완악한 마음이 부드럽게 되어야 한다.
자기를 있는 모습 그대로 받아주는 사람은 없다. 또 언제까지나 그런 사랑을 받는 것으로 행복해지지 않는다. 그릇된 자기 사랑이 깨어지고 자기 안에서 온전히 그리스도가 온전히 사시도록 해야 한다. 왜냐하면 행복하길 바라는 것은 사람이지만, 행복의 근원은 하나님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을 사랑하는 과정은 하나님을 알아가는 과정이고 자기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아내와의 관계 또한 그러하다.
III. 적용과 결론
자기가 좋을 때 한 사람을 사랑하는 일은 쉽다. 그러나 그 관계에 책임과 의무를 느끼고 끝까지 사랑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신앙은 사랑을 위해 있다. 믿음은 하나님 사랑을 받아들이는 길이며, 이 사랑으로 그리스도를 본받아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다. 이는 하나님 앞에 온전한 사람이 되는 것만큼 사람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인생은 짧다. 은혜를 받으라. 아내를 용납하고 사랑할 힘을 얻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