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요약 : 말씀을 일으켜 세우실 때
“주를 경외하게 하는 주의 말씀을 주의 종에게 세우소서”(시 119:38)
I. 본문해설
시인은 고난 속에서 하나님 말씀에 깊은 은혜를 받았다. 시련 속에서 시인이 바라는 것은 두 가지였다. 하나님의 말씀을 깨닫는 것과 순종하는 것이었다. “주의 율례들의 도를 가르치소서…나로 하여금 깨닫게 하여 주소서”(시 119:33-34).
이제 시인의 시선은 자기 내면을 향한다. 말씀을 깨닫고, 말씀에 순종하는 것 모두 마음의 문제임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의 마음을 잘 알았다. 한때는 하나님께 확정된 마음인 줄 알았다. 그러나 조금만 방심하면 허탄한 것에 마음이 쏠리거나 마음의 조율이 깨지며 은혜에서 미끄러졌다. 이제는 자신의 마음도 자신의 뜻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은혜로 붙들어주셔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그는 다음과 같이 간구한다. “내 마음을 주의 증거들에게 향하게 하시고…내 눈을 돌이켜 허탄한 것을 보지 말게 하시고…”(시 119:36-37).
시인은 하나님의 말씀을 자기의 마음에서 일으켜 세워달라고 기도한다(시 119:38). 본문의 원어를 직역하면 다음과 같다. ‘당신의 한 말씀을 당신의 종에게 일으켜 세우소서, 그 말씀은 당신을 경외하게 하기 위한 것입니다.’
II. 말씀을 일으켜 세우실 때
A. 말씀을 세우심
시인은 말씀을 세워달라는 기도를 드리기 전 자신의 정체성을 먼저 밝힌다. 그것은 “주의 종”이다. 시인은 고난 속에서 하나님을 만나면서 자기가 누군지를 깨닫게 되었다. 자기가 하나님의 통치 아래 있으나 억압받고 자율성을 상실한 노예가 아니었다. 자유인이 될 수 있었으나, 자원하여 종이 된 자였다. 기쁨으로 하나님의 집에서 그분을 섬기고 싶은 것이었다.
“세우소서”라고 번역된 단어는 원어로 ‘일어나다’, ‘서다’를 뜻한다. 성경 여러 곳에서 종교적이고 도덕적인 결단을 의미하는 말로 쓰이기도 했다(스 10:4, 눅 15:18). 따라서 ‘말씀을 일으켜 세워달라’는 간구는 자기 심령 깊은 곳에까지 감화를 끼치는 말씀의 은혜를 달라는 의미다.
시인은 누구보다 말씀을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많은 말씀을 알았고, 깨달았다. 말씀을 많이 깨달아도, 순종하며 살아가게 하는 말씀은 따로 있다. 마음에 물결치는 말씀이다.
지금 당신의 마음에 일으켜 세워진 말씀은 무엇인가? 설교를 많이 듣고, 성경을 많이 읽었을 것이다. 성경공부도 많이 했을 것이다. 때로는 말씀이 감동이 되어 새로운 결심을 하게 만든다. 선한 일을 하게도 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그 순간이 지나간 다음에는 그저 지성의 창고에 누워있는 지식이 되고는 한다. 그것으로써는 현실 속에서 거룩한 하나님 자녀의 삶을 살아내지 못한다. 말씀이 마음 안에 일으켜 세워져야 한다. 마음에 세차게 물결쳐야 한다. 그 말씀이 신자의 삶을 살아내게 한다.
변천하는 세상에서 불변하는 진리에 여러분의 마음을 꽂아라. 직면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예수를 믿는 것이 자신의 삶에 어떻게 적용될 것인지를 생각해야 한다. 진리가 여러분을 붙들어줄 것이다. 말씀이 귀에 스치듯 들리는 것이 아니라, 그 말씀이 물결이 되고, 물결이 파도가 되어 여러분의 마음을 움직이게 해야 한다. 하나님의 말씀을 깨닫고 은혜를 받아, 말씀의 세움을 받기를 바란다.
B. 경외하게 하심
시인은 자기의 마음에 말씀을 일으켜 세우시는 하나님의 뜻을 생각한다. 말씀을 깨닫게 하시고, 그 말씀이 마음에 물결치게 하심은 오직 하나님을 경외하게 하시기 위해서다.
경외는 떨리는 두려움과 이끌리는 사랑이다. 영원하고 무한하신 하나님을 보며 자신의 미천함을 생각한다.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 설 때 자신이 죄인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자신의 비천함을 생각하는 것이다. 그때 자신을 긍휼히 여기는 그분의 은총에 잇대어 살게 된다. 떨리기까지 두려워하며 하나님을 전적으로 의지한다. 이끌리기까지 그분을 사랑하여 그분께만 붙어있기를 원한다. 그러한 경외의 정신이 우리 마음속에 물결쳐야 한다.
하나님을 향한 두려움과 사랑이 동기가 되어 모든 삶을 질서 있게 살아야 한다. 우리를 둘러싼 불안과 끝 모를 위험에서 하나님의 질서대로 살든지 그 질서를 떠나든지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 무기력한 사람들은 이 질서에서 이탈했기 때문이다. 거기에서 세상의 모든 번뇌와 괴로움이 생겨난다. 질서를 속박으로 느끼는 사람은 마음속에 그를 불행하게 하는 욕망이 크기 때문이다. 질서대로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말씀을 깨닫고, 그 말씀이 내 마음속에서 물결쳐야 한다. 그렇게 살고 싶어져야 한다.
하나님은 당신을 사랑하는 자에게 말씀을 주신다. 성령께서 은혜를 주셔서 그 말씀을 우리의 마음에 강하게 물결치게 하신다. 이것이 하나님의 사랑의 감화다. 하나님은 이러한 은혜의 경험을 통해 우리에게 자신을 나타내 보여주시고 친교를 누리게 하신다. 경외하는 자에게 더 깊은 말씀을 깨닫게 하시고, 깨달은 자의 마음에 말씀이 물결치게 하신다. 그가 더욱 하나님을 경외하게 된다. 그때 비로소 이 세상이 암흑으로 둘러싸여도 두려워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III. 적용과 결론
하나님을 향한 경외심이 있는지 돌아보라. 마음을 오롯이 하라. 오직 거룩하신 하나님을 바라보라. 당신의 마음에 하나님의 말씀이 일으켜 세워지도록 간구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