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요약 : 기도 후에 용서를 가르치심
“너희가 사람의 잘못을 용서하면 너희 하늘 아버지께서도 너희 잘못을 용서하시려니와 너희가 사람의 잘못을 용서하지 아니하면 너희 아버지께서도 너희 잘못을 용서하지 아니하시리라”(마 6:14-15)
Ⅰ. 본문해설
예수님께서는 기도에 관한 교훈을 주기도문으로 마치셨다. 그런데 마태는, 주기도문에 뒤에 용서에 관한 교훈을 적는다. 이는 용서가 기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Ⅱ. 용서를 가르치심
A. 잘못을 용서하라
여기에서 우리는, 일정 범위에서 우리가 다른 사람을 용서할 권한이 있음을 알게 된다. 인간의 모든 범죄는 죄성과 연약함에서 나온다. 범죄는 인간이 누군가에게 피해를 준 것이고, 피해받은 범위 안에서 그는 자신에게 피해를 준 사람을 용서할 권한을 갖는다.
이러한 사실은 욥기에 잘 나타난다. “그런즉 너희는 수소 일곱과 숫양 일곱을 가지고 내 종 욥에게 가서 너희를 위하여 번제를 드리라 내 종 욥이 너희를 위하여 기도할 것인즉 내가 그를 기쁘게 받으리니 너희가 우매한 만큼 너희에게 갚지 아니하리라 이는 너희가 나를 가리켜 말한 것이 내 종 욥의 말 같이 옳지 못함이라”(욥기 42:8).
여기에서 “내가 그를 기쁘게 받으리니”에서 “그”는 욥일 수도 있고, 번제일 수도 있다. 둘 중 어떤 경우라도 해석은 대동소이하다. 욥에게 잘못한 친구들, 그들이 욥에게 가서 용서를 빌고 욥이 그들을 용서한 후에 그들을 용서해 주시도록 하나님께 기도한다면 하나님도 그들을 용서할 것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사람의 잘못을 용서하라”고 말씀하신다. 여기에서 “잘못”이라는 단어는 헬라어 성경에 복수로 되어 있다. 잘못이 하나가 아니라 많다는 의미이고, 의도된 범죄까지 용서하라는 뜻이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눈물을 흘리며 용서를 비는 사람들만 용서하라고 하지 않으신다. 우리에게 용서를 빌지 않는 사람들, 심지어 자신이 무슨 일을 했는지 기억조차 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용서하라고 말씀하신다.
이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생각해 보라. 누군가를 용서하는 일은 많은 고통과 희생이 필요한 일이다. 나에게 악을 행한 사람을 향해 복수를 꿈꾸며 그를 미워하는 것은 피해자의 유일한 위로이다. 악을 행한 자를 생각하며 미워하는 것, 그가 최악의 상황에 처해 불행해지기를 꿈꾸는 것이 자연인의 본성에 맞는 일이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이러한 본성을 거스르라고 말씀하신다.
그 일을 위해 우리에게 사랑을 보여주셨다. 당신의 사랑을 통해 우리를 용서하시는 아버지를 보여주셨다. 우리는 모두 십자가에서 우리를 용서하신 하나님의 사랑의 깊이와 넓이가 어떠한지를 경험한 사람들이다.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의 사랑을 보여주셨다(롬 5:8). 그리고 그 사랑을 받은 사람들에게 다른 사람을 용서하기를 요구하신다. 그 사랑이 용서할 힘을 주기 때문이다.
B. 용서가 필요하다
그러면 용서과 기도가 어떤 상관이 있을까? 우리로 하여금 열렬히 기도하게 하시는 분은 성령이다. 그런데 성경은 용서하지 못하는 마음이 성령을 근심케 한다고 말한다(엡 4:30-32). 성령을 근심케 하면서 어떻게 열렬히 기도할 수 있겠는가? 하나님께서 싫어하시는 마음을 품고 있으면서 어떻게 하나님의 임재가 있는 기도를 누릴 수 있겠는가? 마음속에 형제를 미워하는 마음을 품고 어떻게 사랑의 하나님 앞으로 나갈 수 있겠는가?
그러나 용서는 쉽지 않다. 다른 사람을 용서하기 힘들 때마다 그리스도의 고통을 생각하라. 그분에게는 자신의 고통보다 우리가 하나님과 화목하게 지내는 것이 더 가치 있는 일이었다. 그랬기에 자신을 버려 우리를 구원하였고, 우리를 향한 사랑을 보여주셨다. 우리는 그 사랑의 감격 속에서 우리 손에 들려있던 피 묻은 칼을 내려놓아야 한다. 우리의 옛 사람은 죽이고, 이웃은 살게 함으로써 하나님의 사랑을 이 세상에 실천하며 살아가야 한다. 그때 하나님께서 그를 얼마나 어여삐 보시겠는가? 그에게 필요한 것이 있다면 줄 것이며, 그가 고통 가운데 있다면 건져주실 것이다. 그래서 용서함으로써 혜택을 누리는 사람은 용서받은 사람이 아니라 용서를 베푸는 사람인 것이다.
그러므로 기도가 되지 않을 때 자신 안에 미워하는 마음이 없는지 돌아보라. 누군가를 향해 비난하는 마음과 악의를 품고 있지 않은지 살피라. 그리고 하나님 앞에 회개하라. “주님께서 아무런 조건 없이 우리를 용서하셨는데 저는 주님을 본받아 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도 주님을 본받아 다른 사람을 용서하겠습니다.”
Ⅲ. 결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용서하였을 뿐만 아니라 사랑의 관계로 부르셨다. 용서는 우리가 하나님과 사랑의 관계를 누리게 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그래서 용서는 용서 그 자체로 끝이 아니다. 우리는 우리에게 해를 가한 사람을 용서할 뿐 아니라 다시 사랑의 관계를 회복하여야 한다. 이는 우리에게 그 사람이 필요해서가 아니다. 단지, 하나님의 사랑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주님의 사랑 없이는 살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