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요약 : 이렇게 아내를 대하라
“남편들아 아내를 사랑하며 괴롭게 하지 말라”(골 3:19)
I. 본문해설
골로새서는 바울이 로마의 감옥에서 골로새교회에게 쓴 편지다. 당시 이단적 가르침이 골로새교회를 위협했다. 교회 안에서 연약한 자들로 하여금 그리스도를 부인하고, 미신적 방식으로 율법을 지키게 하였다. 이에 바울은 예수 그리스도가 모든 피조물보다 탁월하신 우주의 통치자시며 신자들과 생명적 연합을 이루신 분임을 가르친다. 이런 맥락에서 그리스도인이 어떻게 인생을 살아가야 하는지, 가정에서 남편과 아내가 어떤 관계를 가지고 함께 살아야 하는지를 말한다.
II. 이렇게 아내를 대하라
A. 사랑하라
첫째로, 아내를 사랑하라는 것이다. 여기서 “사랑하며”는 아가페, 곧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시는 그 사랑으로 사랑하라는 뜻이다. 당시 로마사회는 가정을 근간을 한 사회였다. 모든 제도가 남성 중심으로 흐르고 있었으니, 남성들은 힘과 권력, 사회적 권위로 가정을 통제했다. 당시 아내들은 남편에게 복속된 채, 자기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지 못했다. 사회적으로 그렇게 대우받던 아내를 아가페 사랑으로 사랑하라는 기독교의 가르침은 로마인들에게 충격적이었을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아가페 사랑은 인간의 육정에서 난 사랑이 아니다. 하나님의 사랑에서 나온 사랑으로 하는 사랑이다. “사랑은 여기 있으니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한 것이 아니요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사 우리 죄를 속하기 위하여 화목 제물로 그 아들을 보내셨음이라”(요일 4:10).
아내를 향한 남편의 이런 사랑은 인류 최초의 결혼식에서 아내에게 바친 남편의 사랑 고백으로 돌아가게 하는 것이다. “아담이 이르되 이는 내 뼈 중의 뼈요 살 중의 살이라 이것을 남자에게서 취하였은즉 여자라 부르리라 하니라”(창 2:23). 그때는 남편은 아내를 자기의 몸과 같이 사랑할 수 있었다. 하나님께서는 모든 인류를 그렇게 사랑하여 살도록 창조하셨다. 그러나 첫 인류의 범죄로 그 사랑은 파탄에 이르렀다. 그래서 남편에게 아내는 존재 자체가 고통을 주는 사람이 되었다(창 3:2). 아담과 하와가 서로 싸운 것이 아니다. 각자가 하나님께 범죄하자 부부 사이의 사랑은 끊어진 것이다. 그들은 결혼 당시 고백을 따라 서로 사랑할 수 없게 되었다. 이후 여성이 받는 성차별의 역사는 이러한 비극의 결과다.
아내를 아가페의 사랑으로 사랑하기 위해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부어지는 하나님의 은혜가 필요하다. “남편들아 아내 사랑하기를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사랑하시고 그 교회를 위하여 자신을 주심 같이 하라”(엡 5:25). 남편이 아내를 사랑하며 사는 것은 쉽지 않다. 쉬웠다면 하나님께서 명령하실 필요도 없으셨을 것이다. 사람의 사랑으로써는 그렇게 할 수 없다. 하나님의 은혜로만 그렇게 할 수 있다. 그래서 아내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자기를 자랑하지 않는다.
하나님께서 결혼을 통해 아내를 주신 것은 배우자를 자기 이익을 위해 도구로 삼으라고 주신 것이 아니다. 상대방을 불행하게 하면서 자기 행복을 얻게 하기 위함이 아니다(엡 6:26-27). 불완전한 아내를 만나게 하신 것은 사랑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이 얼마나 부족하고 흠이 많은 사람인지를 알게 하시기 위함이었다. 아내의 부족한 점과 인격적 흠을 발견할 때마다 거기서 그녀의 남편으로서의 소명을 발견하게 하시기 위함이다. 그러한 아내를 온전하게 살도록 돕기 위하여 배필로 삼아 주신 것이다.
B. 괴롭게 하지 말라
둘째로, 아내를 괴롭게 하지 말라는 것이다. 어떤 이유에서든지 아내를 괴롭게 하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 아니다. 또한 이는 자기 영혼을 죽이는 것이다. 성경은, 아내를 괴롭게 하는 남편은 하나님과의 교제, 즉 기도의 문이 막힌다고 경고한다(벧전 3:7).
아내를 사랑하는 일에 버거움을 느끼지 않을 남편이 어디 있겠는가? 그래서 은혜가 필요하다. 은혜는 사랑할 수 있게 하는 힘이다. 깨어진 관계를 회복하고 지속할 수 없던 관계를 이어가게 만들어 준다. 이런 사랑은 자기 안에서 스스로 솟아나지 않는다. 하나님께 은혜를 받아야만 한다.
자기를 있는 모습 그대로 받아주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 또 언제까지나 그런 사랑을 받는 것으로 행복해지지 않는다. 이는 행복하기를 바라는 주체는 사람이지만 그 행복의 근원은 하나님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을 사랑하는 과정은 하나님을 알아가는 과정이자 자기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그러니 아내를 사랑하는 과정 또한 그러하다.
III. 적용과 결론
자기가 좋을 때 한 사람을 사랑하는 일은 쉽다. 그러나 그 관계에 책임과 의무를 느끼고 끝까지 사랑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믿음은 하나님 사랑을 받아들이는 길이다. 이 사랑으로 그리스도를 본받아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다. 그래서 신앙은 사랑을 위해 있다. 그러니 하나님의 은혜로 아내를 용납하고 사랑할 힘을 얻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