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요약 : 십자가와 생명력
“그리스도께서 약하심으로 십자가에 못 박히셨으나 하나님의 능력으로 살아 계시니 우리도 그 안에서 약하나 너희에게 대하여 하나님의 능력으로 그와 함께 살리라”(고후 13:4)
Ⅰ. 본문해설
고린도전·후서는 사도 바울이 고린도교회에 보낸 편지다. 고린도전서에서 그는 고린도교회 교인들을 많이 책망했다. 편지를 읽은 그들이 깊이 회개하고 큰 슬픔에 잠겨 있다는 소식을 듣자 다시 편지를 썼다. 고린도후서에서 그는 자신이 복음을 전하면서 어떻게 고난을 당했는지, 하나님께서 그 고난 중에 성도를 어떻게 다루셔서 교회를 영광스럽게 하시는지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Ⅱ. 십자가와 생명력
사도 바울은 고난을 받으면서 자신이 얼마나 약한 존재인지 깨닫게 되었다. 그 깨달음을 바탕으로 교인들에게 십자가와 생명력에 대해 말한다.
A. 십자가의 죽음
첫째로, 사도는 십자가와 약함에 대해 말한다. “그리스도께서 약하심으로 십자가에 못 박히셨으나…”(고후 13:4).
십자가 죽음은 죄를 지은 사람을 소환하여 법적인 절차를 밟아 사형 선고를 내린다. 예수님께서는 죄가 없으셨지만 법정에서 십자가형을 선고받으셨다. 그러나 사람들은 예수님이 죽기 전까지 기대하는 바가 있었다. 예수님께서 수많은 기적을 행하셨기에 이번에도 무엇인가 놀라운 기적이 일어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어떠한 기적도 일어나지 않았다. 약하디약한 예수님의 모습만 보여주시고 십자가에서 죽음을 맞이하셨다.
여기서 ‘약함’은 일부 사람만이 가진 연약함이 아니다. 인간으로서 가지는 연약함을 말한다. 예수님께서는 연약한 인간으로서 인류의 모든 죄를 위해 죽임을 당하셨다. 그 판결이 불법한 것이었어도 예수님께서는 판결받은 대로 조용히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 언덕을 오르셨다. 이는 하나님으로서가 아닌 연약한 인간으로서, 인류 모든 죄를 지고 죽임을 당해야 했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는 그 일이 하나님 나라와 그 의를 위한 일임을 알고 계셨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죽음에서 부활하셨다. “…하나님의 능력으로 살아 계시니…”(고후 13:4). 또한 승천하셨다. 이는 완전하게 살아계셔서 이 세상 만물을 통치하시는 그리스도를 보여준다. 구약에서 종종 예언됐으나 그 의미는 아무도 몰랐다. 신약에서도 예수님께서 부활하실 것을 제자들에게 여러 번 말씀하셨지만 아무도 그 의미를 깨닫지 못했다. 그들은 예수님께서 부활하셔서 성령의 능력을 부어주시기 전까지 하나님의 경륜을 알지 못했다.
B. 하나님의 생명
둘째로, 사도 바울은 이제 십자가의 죽음이 아닌 하나님의 생명에 대해 말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에서 죽으심이 사도 바울 자신과 고린도교회 교인들에게 무엇을 가져왔는지에 대해 말한다. 바로 하나님의 생명이다. “…우리도 그 안에서 약하나 너희에게 대하여 하나님의 능력으로 그와 함께 살리라”(고후 13:4).
이 말씀은 우리에게 두 가지 메시지를 던져준다. 첫째로는, 사람의 몸을 입고 오신 예수처럼 우리도 지극히 연약한 자라는 사실이다. 그분은 풍랑을 잔잔하게 하실 수도 있고 죽은 자를 살리실 수도 있으셨으나, 슬픔과 고통을 모두 겪으셨다. 헬라어 성경 사본을 보면 “우리도 그 안에서 약하나”가 ‘우리도 그와 함께 약하나’라고 되어 있다. 죄가 없으신 그분도 겪은 슬픔과 고난을 연약한 우리도 당연히 겪을 수밖에 없다. 그 사실을 받아들이고 그 연약함을 하나님 앞에 가지고 나가는 것이 신앙이다.
둘째로는, 하나님의 능력으로 우리는 그분과 함께 살 것이라는 사실이다. 우리는 연약한 죄인이지만 하나님의 능력으로 그분과 함께 살게 되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실 때 우리의 죄를 짊어지고 대신 죽으셨다. 그리고 하나님의 능력으로 부활하셨다. 그렇게 우리는 새 생명을 얻었다. 이것이 부활을 통해 맺어진 연합이다. 우리는 그분과 함께 살리심을 받았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 연합 안에서 살아가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은 위대한 사도들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인간의 한계 선상에 서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 저녁에 눈을 감고 자면 아침에는 눈을 뜨고 싶지 않을 정도의 괴로움이 밀려온다. 그러한 삶 속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하나님의 능력으로 하나님과 함께 살아있는 것이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예수 그리스도가 부활하실 때 우리도 그 부활에 동참함으로써 하나님의 충만한 사랑과 생명을 누리는 것이다. 그것이 신앙이다.
Ⅲ. 적용과 결론
고난 주간에 우리는 자신이 얼마나 연약한 존재인지, 얼마나 커다란 형벌을 받을 죄인인지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통해 깨달아야 한다. 또한 하나님께서 우리를 어떻게 살려내셨는지, 우리가 받은 부활의 능력이 얼마나 큰 것인지 깨달아야 한다.
우리는 예수와 함께 죽고, 예수와 함께 살아난 사람들이다. 십자가의 죽음을 통해 우리에게 주어진 하나님의 생명과 은혜가 얼마나 막중한 것인가. 십자가로 주어진 하나님의 생명과 은혜로 역경을 이기며 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