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요약 : 게으름과 쓸모
“게으른 자는 그 부리는 사람에게 마치 이에 식초 같고 눈에 연기 같으니라”(잠 10:26)
I. 본문해설
잠언은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와 세상을 사랑하는 자의 삶을 대조하고 있다. 본문은 앞뒤 절에서 악인과 의인의 태도에 대해 말하는 가운데 나오는데, 게으름이 하나님을 경외하지 않는 자의 인격적 특징임을 암시한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이 하나님께 대해 게으를 수 없기 때문이다.
II. 게으름과 쓸모
쓸모는 쓸만한 가치 혹은 쓰이게 될 분야나 부분을 뜻하는데, 지혜자는 두 가지 비유를 들어 게으름이 인간을 쓸모없게 한다고 말하고 있다. “게으른 자는 그 부리는 사람에게 마치 이에 식초 같고 눈에 연기 같으니라”(잠 10:26).
A. 기막힌 두 비유
첫째로, 이의 초다. 초는 지혜자의 시대에 널리 사용되던 조미료다. 잘 숙성되어 농도가 진한 식초를 생각해 보라. 그것이 치아의 신경을 자극하면 그것은 고문과 같다. 이 비유는 게으른 사람이 그를 부리는 사람에게 어떤 느낌을 주는지를 표현한다.
둘째로, 눈에 연기다. 연기는 어떤 사물이 불에 탈 때 생겨나는 흐릿한 기체나 기운이다. 지혜자는 불을 때서 밥을 짓거나 난방을 하던 시대를 살았다. 그렇기에 연기 때문에 눈을 뜨지 못하던 경험이 있었을 것이다. 눈에는 아주 작은 이물질이 들어와도 이물감과 통증을 심하게 느낀다. 계속 몰려오는 연기에 매워서 눈을 비비며 콜록거리는 자신을 떠올려 보라. 게으른 자가 바로 눈을 괴롭히는 연기와 같다는 것이다.
B. 보냄 받은 사람
그러면 게으른 자는 누구에게 이에 식초 같고 눈에 연기 같을까? 우리말 성경에는 “그 부리는 자에게”라고 되어 있는데, 히브리어로 직역하면 ‘그를 보낸 자에게’, ‘그를 파송한 자에게’가 된다(잠 10:26). 그래서 본문은 ‘게으른 자는 그를 보낸 사람에게 마치 이에 식초 같고 눈에 연기 같은’이라고 번역되어야 한다.
아마도 이 비유는 지혜자가 급하고 중요한 분부를 받고 출장을 떠난 종을 염두에 주고 쓴 것 같다. 종은 주인의 분부를 받아 출장을 떠났으나 그의 마음은 주인과 같지 않았다. 종은 자기의 임무는 잊어버리고 하고 싶은 대로 하다가 주인에게 큰 손해를 입히게 된다. 그때 태만한 그를 보며 느낄 주인의 괴로움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하나님께로부터 세상에 보내심을 받은 사람이다. 사람도 자기가 필요한 물건을 만드는데 하물며 하나님께서 나라는 한 사람을 창조할 때 아무 쓸모 없이 만드셨겠는가? 나라는 사람이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이유는 나를 보내신 그분의 뜻과 관련이 있다. 신자는 그것을 깨달아 그것에서 인생의 의미를 발견하며 사는 사람이다.
한 인간이 게으른 것은 하나님께서 목적을 가지고 자기를 이 세상에 보내셨다는 사실을 잊었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는 내가 세상에 없는 것보다 있는 것이 좋으시기에 보내셨다. 나를 그냥 있기만 하라고 보내신 것이 아니다. 부지런히 살아서 이 세상을 더 아름답고 선하게 만들라고 보내셨다. 그리고 나 자신이 하나님 앞에서 더욱 온전한 인간이 되기를 바라시며 보내셨다.
이처럼 “그를 보내신 자에게”는 나의 존재의 목적이 하나님의 뜻에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는 무지하게 살다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구원 받음으로써 그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예전에는 사라져가는 세상의 것들을 위해 허무하게 살았으나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자신의 인생의 의미를 발견하고 하나님 앞에 새로운 삶을 살게 되었다. 세월이 흘러가면서 젊은 사람은 늙어가고 늙은 사람은 더 늙어 죽음과 가까워진다. 그래도 좌절하지 않는 이유는 우리의 삶의 목적이 사라질 세상을 위한 것이 아니라 영원히 있는 하나님 나라를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그리스도인의 삶이다.
시간은 흘러간다. 언젠가 인생의 막이 내리고 행한 바대로 하나님 앞에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어떤 인생을 살았는지 하나님 앞에 다 고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그냥 태어난 것이 아니다. 하나님의 보내심을 받아 이 세상에 온 것이다. 보내신 그분이 보시기에 우리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생각해 보라. 잠언에 이 비유와 정반대의 비유가 나온다. “충성된 사자는 그를 보낸 이에게 마치 추수하는 날에 얼음 냉수 같아서 능히 그 주인의 마음을 시원하게 하느니라”(잠 25:13). 여러분은 보내신 분께 추수하는 날에 얼음 냉수 같은 존재인가? 아니면 눈에 연기 같은 존재인가?
III. 적용과 결론
우리는 모두 하나님께서 보내신 사람들이다. 그분의 뜻을 따라 세상에 태어났고 구원의 은혜를 받아 하나님을 믿게 되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세상에 보낸 이유가 있다. 나를 세상에 보내신 뜻, 교회의 지체로 부르신 뜻, 이 가정의 남편과 아내로 부르신 뜻, 일터로 부르신 뜻을 발견하라. 그리고 그것을 위해 열렬히 살라. 거기서 행복을 느끼게 될 것이다. 게을렀던 삶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다가오는 새해에는 주님을 위해 봉사하는 여러분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