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들아 시시로 그를 의지하고 그의 앞에 마음을 토하라 하나님은 우리의 피난처시로다(셀라)”(시 62:8)
Ⅰ. 본문해설 본문은 다윗이 고난 받을 때 쓴 찬양시다. 성도는 오직 하나님만 의지함으로써 진정한 안식을 누릴 수 있다는 사실을 노래하고 있다. 그는 악인들에게 에워싸였으나 하나님만 바라보았다. 오직 하나님만이 반석이시며, 구원이시며, 요새이심을 고백한다(시 62:6). 이처럼 고난 당할 때 말씀을 붙드는 믿음의 고백은 마음에 놀라운 힘을 준다. 요동치는 마음을 잠잠하게 하는 것이다.
II. 마음을 토하는 기도 A. 주님을 의지하라 시인은 고난 속에서 믿음으로 분투하면서 온전히 하나님만을 의지하게 되었다. 그로써 깨닫게 된 지혜와 사랑을 믿음이 흔들리는 백성들에게 전하고자 했다. “백성들아”는 하나님의 언약백성을 통칭하여 일컫는 말이다. 오늘날 그리스도 안에서 구원의 언약에 참여하게 된 우리에게도 적용된다. 우리는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어떠한 상황에서도 특별한 사랑을 받는 자들이다. 그 사실을 잊지 말기를 바란다. “시시로”라는 원어는 ‘모든 때 안에서’, ‘모든 시각에’이다. ‘언제나’, ‘항상’이라는 뜻이다. 하나님께서는 졸지도 주무시지도 아니하시며 우리를 지켜주신다(시 121:4). 단지 우리가 그 사실을 잊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매순간 주님께서 우리가 의지해야 할 유일한 피난처이시며 힘이심을 느끼며 사는 것이 신앙이다. “그를 의지하라”라는 단어는 ‘그분 속으로 의지하라’다. 이는 곧 하나님을 의지하되 겉으로만 의지하지 말라는 뜻이다. 그분 속으로 깊숙이 남김없이 기대며 도움을 기대하라는 뜻이다. 신자 중에 그분을 의지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는 정도의 문제다. 의지하느냐, 의지하지 않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진실로 의지하느냐의 문제다. 마음에 접어 감춘 부분을 살피고 깊은 마음의 심연까지 하나님을 의지하고 있는지 묻길 바란다.
B. 네 마음을 토하라 시인은 웅덩이에 빠진 상황에서 구원 받았다. 그로써 하나님을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를 알게 되었으니, 그 경험을 백성들에게 가르치고자 했다. “마음을”이라는 원어는 ‘너희들의 한 마음’이다. 이는 성도가 서로 달라도 마음은 모두 하나임을 보여준다. 마음은 생각과 행동을 주관하는 정서의 중심 자리를 가르킨다. 그래서 우리는 마음으로 하나님을 경외하기도 하고 대적하기도 한다. 신앙의 자리도, 죄의 자리도 모두 마음이다. 사랑도, 반역도 모두 마음에서 비롯된다. 그래서 신자는 마음을 간수하지 못할 때 불행해진다. 그래서 자기 마음을 아는 것이 신자의 큰 의무다. 이는 예수를 구주로 고백한 것이 자신의 마음을 다스려 하나님께 바치겠다는 서약과 같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는 말씀으로 당신의 마음을 보여주신다. 마음 없이 말씀하시지 않는 분이시기에 그분의 말씀에 빈말은 없다. 우리는 성령님의 역사하심으로 말씀에 담긴 그분의 마음을 느낄 수 있다. “그의 앞에”라는 원어는 ‘그분의 얼굴 앞에서’다. 신자는 하나님 앞에 사는 사람이다. 그래서 혼자 있을 때나 여럿이 함께 있을 때나 동일한 사람이어야 한다. 그는 대낮에 걸어도 햇빛이 부끄럽지 아니하며, 홀로 누워도 이불에 숨길 것이 없어야 한다. 성경이 거짓과 위선을 미워하는 것은 악덕과 친숙해진 사람은 하나님 앞에 설 수 없기 때문이다(시 101:7). 우리 마음 안에 있는 것들 중 그분께 드러나지 않는 것은 없다(대상 28:9). 그러니 하나님 뒤에서 살던 삶을 청산하고 그분 앞에 오롯이, 진실되게 은혜를 구하며 살기를 바란다. “토하라”는 원어는 ‘너희는 쏟으라’이다. 이는 ‘(물이나 피 같은 것을) 쏟아버리다’라는 뜻을 가진 동사 ‘#샤파크#’‘의 명령형이다(신 12:16). 그런데 돌 같은 마음은 쏟아지지 않는다. 움직이지조차 않을 것이다(겔 11:19). 성경은 인간의 마음이 물 같이 녹게 되는 두 가지 원인을 제시한다. 하나는, 공포 때문이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과 함께하시는 기적의 소문을 들은 가나안 원주민의 마음이 물 같이 녹았다(수 5:1). 커다란 환란을 당하던 시인의 마음도 또한 두려움으로 물처럼 녹았다(시 22:13-15). 그러나 그렇게 녹은 마음은 결코 하나님 앞에 쏟아놓을 수 있는 마음이 아니다. 비록 두려움으로 녹았지만 주님 앞에선 돌 같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은혜 때문이다. 이것은 하나님 사랑으로 녹은 마음이다. 기도는 그런 마음을 하나님 앞에 쏟아놓는 것이다. 죄에 대해 회개하고 옛 자아가 깨어지며 자신의 마음을 하나님만 차지하시게 하는 것이다.
III. 적용과 결론 하나님께서는 은혜로 물 같이 녹은 마음을 받으신다. 이런 마음은 상한 마음을 지나 통회하는 마음이다. 신자가 승리하는 생활은 기도 생활에서 온다. 거기서 엄혹한 현실을 이길 힘이 솟아나는 것이다. 그러니 그분께 마음을 토하라. 당신의 마음을 물 같이 쏟으며 기도의 자리를 눈물로 적시라. 그러면 하나님을 만나 환희의 삶을 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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