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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제목 : [국민일보] “아우구스티누스가 목사라면 기독교 찾는 이에 ‘샘’ 역할했을 것” 작성일 : 2022.01.14 조회 : 112
경기도 안양 열린교회 김남준 목사는 자타가 인정하는 ‘공부하는’ 목회자다. 4세기 기독교 교부, 아우구스티누스에 천착해 ‘고백록’만 120여회 넘게 읽었고, 유학 한 번 가지 않고도 영국이나 미국의 대표적 복음주의 신학자, 목회자들과 영어로 자유롭게 토론하고 강연한다. 교회 목양실엔 6만권 넘는 전용 도서관을 갖추고 있으며, 매월 100여권 이상의 각종 신간 서적을 구입해 챙겨 읽는다. 목회자라면 신학을 공부하는 동안 건강을 한두 번 잃을 정도로 정진해야 하며, 하나님과 인간, 세계와 자연에 대한 근본적 질문에 지성적 답변을 제시해야 한다고 믿는다.

총신대(신학과) 조교수로도 재직하고 있으며 영국 청교도들의 설교와 목회 사역의 모본을 따르고자 노력해 왔다. 아우구스티누스를 비롯해 장 칼뱅, 존 오웬, 조너선 에드워즈 등 4인의 신학자들에게 깊은 영향을 받았다. 1990년대 중반부터 ‘조국교회’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민족과 사회에 대한 교회의 사명을 강조했다. ‘자네 정말 그 길을 가려나’ ‘신학 공부, 나는 이렇게 해왔다’ ‘게으름’ ‘개념없음’ ‘설교자는 불꽃처럼 타올라야 한다’ 등 90권 가까운 책을 펴냈다. 최근엔 아우구스티누스의 8문장을 사용한 자전적 에세이, ‘아무도 사랑하고 싶지 않던 밤’을 출간했다. 김 목사를 지난 20일 교회에서 만났다.

-이번에 내신 신간은 장르를 좀처럼 알 수 없을 정도로 독특한 형식을 띠고 있다. 희망을 주고 싶어 쓰셨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희망인가.

“인간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희망이다. 우리에겐 행복하게 살 희망이 있다는 것이다. 행복하지 못한 것은 불행하기 때문이다. 거기엔 원인이 있다. 우선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데 스스로 불행하다고 느끼기 때문이고 둘째로는 실제 불행한 처지에 있기 때문이다. 이 두 가지를 모두 극복하는 길을 다루고 싶었다. 문학에는 장르가 있는데 이는 문예 양식의 갈래다. 문학은 시 소설 희곡 수필 평론 등으로 나뉘고, 기독교의 설교나 불교의 설법은 또 다른 장르에 속한다. 훈장질하지 않는 글을 쓰고 싶었다. 또 독자들과 함께 생각할 수 있는 글을 쓰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독자들에게 들숨 쉬듯 빨려 들어가고 날숨 쉬듯 자기 생각을 내놓게 되는 글이 돼야 했다. 그래서 난생처음 시도 산문도 아니고, 시조도 설교도 아닌 파격적 문체를 택해야 했다.”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을 수없이 탐독하는 등 아우구스티누스 사랑이 각별하다. 왜 아우구스티누스인가.

“태어나서 많은 책을 읽었다. 그러나 무슨 책이든지 그걸 쓴 사람이 천재라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그러다 아우구스티누스가 쓴 두 권의 책을 읽으면서 ‘이 사람은 천재’라고 생각했다. 그 외에 또 그렇게 느낀 한 사람이 있는데 BC 5세기의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이었다. 아우구스티누스를 천재라고 생각하게 한 책이 ‘고백록’이었다. 어느 불신자 철학자는 이 책을 읽고 이렇게 말했다 한다. ‘나는 기독교인이 아니지만 솔직히 말해 철학은 이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지금까지 ‘고백록’을 120번 넘게 읽었다. 한창때는 눈을 감고 거의 외우고 있을 정도였다. 나는 그를 깊이 존경한다. 천국 가서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우리 할머니와 아우구스티누스뿐이다.

-구체적으로 아우구스티누스를 존경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첫째, 하나님을 깊이 사랑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의 모든 신학은 사랑으로 수렴한다. 이는 오늘날 신학에서 가장 부족한 점이다. 둘째, 그의 학문적 깊이 때문이다. 그는 로마 시대의 수많은 학자 중 한 사람이 아니다. 서양 사상의 바다로 나가는 수문 역할을 했다. 오죽하면 ‘아우구스티누스 이후의 신학은 그가 쓴 글에 대한 주석’이라고까지 했겠는가. 아우구스티누스의 글은 해체주의 철학자의 글에서조차 중요한 출전이 되고 있다. 셋째, 그의 우주적 사상 때문이다. 하나님과 세계와 인간, 그리고 나를 보는 철학적 관점을 제시했다. 다른 신학자의 책이 자동차를 타는 것 같다면 그의 책은 비행기를 타는 것 같다. 아니, 때로는 우주선을 타는 느낌이다. 칼뱅과 루터는 물론 존 오웬과 조너선 에드워즈 등은 그의 충실한 학생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만약 아우구스티누스가 지금 한국에서 목회하고 있다면 어떤 메시지를 전했을까.

“그는 결코 대중적 설교자로서 팬을 몰고 다닐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그의 설교를 듣고 회심한 사람들은 많았을 것 같다. 그러나 그것은 지옥에 가고 싶지 않은 사람들의 ‘값싼 회심’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으로 돌이킨 ‘사상적 회심’이었을 것이다. 세속화된 가짜 기독교가 아니라 성경적인 진짜 기독교를 찾는 사람들에게 맑은 샘이 되었을 것이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일에 인생 전부를 연관 지어 믿으려는 그리스도인들이 많이 생겼을 것이다.”

김 목사는 이 대목에서 자신이 추구하는 목회를 설명했다. 좁은 의미의 복음주의에 머물지 않고 유구한 교부들과 종교개혁자들의 사상을 설교하는 교회, 목회자가 인문학에 대한 깊은 이해를 하고 현대인들의 질문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그 답을 인문학적 방법으로 내어놓되 결론은 성경적이고 신학적으로 맺어서 그들과 대화가 되는 교회를 추구하고 싶다고 했다.

-코로나19로 한국교회와 성도들이 지쳐있다. 그럼에도 교회는 흔들리지 말고 주님의 길을 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물론이다. 우리는 순경(順境) 속에서만이 아니라 역경(逆境) 속에서도 그리스도인으로 살아야 한다. 교회 역사를 보면 고난의 때에 가장 많은 찬송가가 작곡됐고, 이단이 성행하던 때에 가장 많은 진리의 변증서들이 저술됐다. 사람들은 이제 비로소 당연하게 여겨졌던 일상이 얼마나 특별한 것이었는지를 깨달았다. 모임이 드물어진 이때, 더 간절히 기도하고 말씀과 독서에 몰입할 좋은 기회로 삼아야 한다. 교회는 무소처럼 묵묵히 걸어가야 한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여유 있다면 경제적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힘껏 도와야 한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약한 나라들에도 도움을 주어야 한다. 감염병 학자에 따르면 현재까지 인류에게 나타난 바이러스 감염병은 50만종 가운데 2%가 채 안 된다 한다. 지구 온난화가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목된다. 교회는 환경 문제에도 관심을 가져야 하겠다. 절제와 감사를 잊지 말라는 하나님의 뜻이다.”

-열린교회는 코로나19가 본격화하기 전부터 온라인 영상 시스템과 인력을 보완하는 등 변화의 시기에 대비했다고 들었다. 코로나는 앞으로 교회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이라고 보나.

“최소한 세 가지 국면에 영향을 줄 것 같다. 첫째, 교회가 무엇인가를 계속 고민할 것이다. 이제껏 교회는 장소와 건물, 그리고 조직체라고 이해돼왔다. 이제 장소와 건물보다는 신앙고백과 공동체성, 그리고 정신적이고 영적인 연합의 측면이 강조될 것이다. 그러나 이 둘은 서로 균형을 이뤄야 할 것이다. 둘째, 예배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이다. 예배는 한 장소에 함께 모여 드리는 경배 행위로 이해됐다. 하지만 이제는 더 많은 사람이 온라인 예배를 드리고자 할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예배 참석의 확장을 가져온다는 측면에서는 희망적이지만, 소속 교회가 없는 신앙생활을 확장한다는 점에서는 우려가 된다. 교회는 장점을 살리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셋째, 성도의 교제에 대한 변화다. 비대면 생활이 지속하는 상태에서 사람들은 심리적으로 대면 생활의 욕구가 급증한다. 미국에서 올 하반기 거의 모든 여행상품이 팔려나간 것은 대표적 증거다. 팬데믹 상황을 거치면서 신앙에 회의를 느끼고 교회를 떠나는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 신자는 성도의 교제 욕구를 더 많이 느낄 것이다. 교회는 이에 대비해 그들의 영적이고 사회적인 필요를 채워줄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목회가 무엇인가.

“목회란 ‘사람들을 설득해서 하나님을 사랑하게 하는 모든 활동’이다. 그 대상이 불신자라면 전도라고 하고, 신자이면 목양이라고 한다. 이를 위한 수단은 두 가지다. ‘지식’과 ‘총명’이다.(빌 1:9) 여기서 지식은 그리스어로 ‘사물에 대한 완전한 지식’을 가리킨다. 목회의 본질은 모든 지식을 통해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존재와 성품을 가리켜, 구원받고 온전한 신자가 되게 하는 데 있다. 또 총명은 초월적인 것을 아는 작용인데 ‘믿음을 통해 얻는 지혜 혹은 판단력’을 가리킨다. 목회는 감각적으로는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신앙으로 믿어 그분을 경외하는 사랑의 삶을 살게 하는 데 있다. 팬데믹 상황은 교회와 목회자가 이런 능력을 충만하게 갖추기를 요구한다.”

안양=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기사 원문 보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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